아버지는 그곳 안주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청주 한씨 승운 선생은 1909년 1월 20일, 평안남도 안주군 대니면 용흥리 99번지에서 부친 한병건(韓炳健) 선생과 모친 최기병(崔基炳) 여사 사이에서 5형제 중 맏아들로 출생했습니다. 11세 때인 1919년에 만성공립보통학교에 입학했지만 4학년까지만 다니다 중퇴했습니다. 그러나 배움의 열망이 너무 커서 1923년 사립 육영학교(育英學校)에 다시 입학해 1925년 졸업했습니다. 그때가 17세였습니다. 졸업 후 선생님이 되어 10년 동안 모교인 육영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광복 직후 혼란기인 1946년까지는 만성공립보통학교의 교두(교감)로 일하셨습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산 기간이 무척 짧았습니다. 그러나 그 온후한 성품과 모습은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성품은 치밀하고 알뜰하셨으며, 체격이 건장하고 체력도 뛰어났습니다. 어느 날엔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논 가운데 있는 큰 바위를 치우는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번쩍 들어내셨을 만큼 힘이 장사였습니다. 공부도 잘했으며 기독교 신앙이 독실하셨는데, 충직한 교편생활과 신앙생활로 인해 집안에 머무는 날이 드물었습니다. 이용도 목사의 새예수교에 몸담아 중견 간부로 바쁘게 생활하셨습니다. 악랄한 일본 경찰의 온갖 핍박과 감시를 받으면서도 오직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과 심정으로 삶을 이어가셨습니다. (평화의 어머니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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