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 실체세계와 무형 실체세계
無形 實體世界와 有形 實體世界 / Incorporeal world and the corporeal world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원리강론』 전편 제1장 제6절의 내용으로 영계와 육계에 대한 통일신학적 이해.
[내용] 무형 실체세계와 유형 실체세계
피조세계는 하나님의 이성성상을 닮은 인간을 본으로 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에 모든 존재는 마음과 몸으로 된 인간의 기본형을 닮았다. 그러므로 피조세계에는 인간의 몸과 같은 유형 실체세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주체로서 인간의 마음과 같은 무형 실체세계가 또 있다. 이것을 무형 실체세계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생리적인 오관으로는 감각할 수 없고 영적 오관으로만 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인 체험에 의하면 이 무형 세계는 영적인 오관에 의하여 유형 세계와 꼭 같이 실감할 수 있는 실재세계이다. 유형·무형의 두 실체세계를 합친 것을 천주(天宙)라고 한다.
마음과 관계가 없이는 몸의 행동이 있을 수 없는 것같이 하나님과 관계가 없이는 창조본연의 인간의 행동이 있을 수 없으며, 무형 세계와 관계가 없이는 유형 세계가 창조본연의 가치를 드러낼 수 없다. 그러므로 마음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없듯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인생의 근본적 의의를 알 수 없으며, 무형 세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모르면 유형 세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완전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무형 세계는 주체의 세계요, 유형 세계는 대상의 세계로서 후자는 전자의 그림자와 같다. 유형 세계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육신을 벗으면 영인체는 바로 무형 세계에 가서 영주(永住)하게 된다.
피조세계에 있어서의 인간의 위치
첫째, 하나님은 인간을 피조세계의 주관자로 창조하였다. 피조세계는 하나님에 대한 내적인 감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 세계를 직접 주관하지 않고 이 세계에 대한 감성을 갖춘 인간을 창조하여 그로 하여금 피조세계를 주관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인간을 창조할 때 유형 세계를 느껴 그것을 주관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것과 같은 요소인 물과 흙과 공기로 육신을 창조하고 무형 세계를 느껴 그것을 주관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것과 같은 영적인 요소로써 영인체를 창조하였다. 변화산상에서 예수님 앞에 이미 1,600여 년 전에 죽었던 모세와 900여 년 전에 죽었던 엘리야가 나타났는데, 이들은 모두 그들의 영인체들이었다. 이와 같이 유형 세계를 주관할 수 있는 육신과 무형 세계를 주관할 수 있는 영인체로 구성된 인간은 유형 세계와 무형 세계를 모두 주관할 수 있다.
둘째, 하나님은 인간을 피조세계의 매개체요 화동의 중심체로 창조하였다. 인간의 육신과 영인체가 수수작용에 의하여 합성일체화함으로써 하나님의 실체대상이 될 때, 유형·무형 두 세계도 또한 그 인간을 중심하고 수수작용을 일으키어 합성일체화함으로써 하나님의 대상세계가 된다. 그리하여 인간은 두 세계의 매개체요 화동의 중심체가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마치 두 음차(音叉)를 공명시키는 데 있어서의 공기와 같다. 인간은 또 이와 같이 무형 세계(영계)와 통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에 마치 라디오나 텔레비전과도 같아서 영계의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게 되어 있다.
셋째, 하나님은 인간을 천주를 총합한 실체상으로 창조하였다. 하나님은 나중에 창조할 인간의 성상과 형상을 실체적으로 전개하여 먼저 피조세계를 창조하였다. 따라서 영인체의 성상과 형상의 실체적인 전개로서 무형 세계를 창조하였기 때문에 영인체는 무형 세계를 총합한 실체상이다. 또한 육신의 성상과 형상의 실체적인 전개로서 유형 세계를 창조하였기 때문에 육신은 유형 세계를 총합한 실체상이다. 따라서 인간은 천주를 총합한 실체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인간이 타락해 피조세계는 자기를 주관해 줄 수 있는 주인을 잃어버렸으므로 로마서 8장 19절에 피조물은 하나님의 아들들(복귀된 창조본연의 인간)이 나타나기를 고대한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화동의 중심체인 인간이 타락해 유형·무형 두 세계의 수수작용이 끊어짐으로써 그것들이 일체를 이루지 못하고 분리되었기 때문에 로마서 8장 22절에는 피조물이 탄식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육신과 영인체의 상대적 관계
1) 육신의 구성과 기능
육신은 육심(肉心, 주체)과 육체(肉體, 대상)의 이성성상으로 되어 있다. 육심은 육체로 하여금 생존과 번식 그리고 보호 등을 위한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작용 부분이다. 동물의 본능성은 바로 그들의 육심에 해당한다. 육신이 원만히 성장하려면 양성의 영양소인 무형의 공기와 광선을 흡수하고 음성의 영양소인 유형의 물질을 만물로부터 섭취하여 이것들이 혈액을 중심하고 완전한 수수작용을 해야 한다.
육신의 선행과 악행에 따라 영인체도 선화(善化) 혹은 악화(惡化)한다. 이것은 육신으로부터 영인체에게 어떠한 요소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육신으로부터 영인체에 주어지는 요소를 생력요소라고 한다. 평소의 생활에 있어서 육신이 선한 행동을 할 때에는 마음이 기쁘고, 악한 행동을 할 때에는 마음이 언짢은 것은 육신 행동의 선악(善惡)에 따라 그에 적응하여 생기는 생력요소가 그대로 영인체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2) 영인체의 구성과 기능
영인체는 인간 육신의 주체로 창조된 것으로서 영감으로만 감득되며 하나님과 직접 통할 수 있고 또 천사나 무형 세계를 주관할 수 있는 무형실체(無形實體)로서의 실존체이다. 영인체는 그의 육신과 동일한 모습으로 되어 있으며, 육신을 벗은 후에 무형 세계(영계)에 가서 영원히 생존한다. 인간이 영존하기를 염원하는 것은 그 자체 내에 이와 같이 영존성을 지닌 영인체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영인체는 생심(生心, 주체)과 영체(靈體, 대상)의 이성성상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생심은 하나님이 임재하는 영인체의 중심부분이다. 영인체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생소(生素, 양성)와 육신으로부터 오는 생력요소(生力要素, 음성)의 두 요소가 수수작용을 하는 가운데 성장한다. 영인체는 육신으로부터 생력요소를 받는 반면에 그것은 육신에게 생령요소(生靈要素)를 돌려준다. 인간이 신령(神靈)에 접함으로써 무한한 기쁨과 새로운 힘을 얻어서 고질병이 물러가는 등 그 육신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은 육신이 영인체로부터 생령요소를 받기 때문이다.
영인체는 육신을 터로 하여서만 성장한다. 영인체와 육신의 관계는 마치 열매와 나무의 관계와 같다. 생심(生心)의 요구대로 육심(肉心)이 호응하여 생심이 지향하는 목적을 따라 육신이 움직이게 되면 육신은 영인체로부터 생령요소를 받아 선화(善化)되고, 그에 따라 육신은 좋은 생력요소를 영인체에 다시 돌려 줄 수 있게 되어 영인체는 선(善)을 위한 정상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생심(生心)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진리(眞理)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진리로 생심이 요구하는 것을 깨달아 그대로 실천함으로써 인간 책임분담을 완수해야만 생령요소와 생력요소가 서로 선(善)의 목적을 위한 수수작용을 하게 된다.
생령요소와 생력요소는 각각 성상적인 것과 형상적인 것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악인(惡人)에 있어서도 그의 본심이 선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생령요소가 항상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 선한 생활을 하지 않는 한 그 요소도 육신의 선화(善化)를 위한 것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따라서 생력요소와의 사이에 있어 올바른 수수작용을 할 수 없다.
영인체는 어디까지나 지상의 육신 생활에서만 완성될 수 있다. 영인체는 육신을 터로 하여 생심을 중심하고 창조원리에 의한 질서적 3기간을 거쳐서 성장하여 완성하게 되는데 소생기의 영인체를 영형체(靈形體), 장성기의 영인체를 생명체(生命體), 완성기의 영인체를 생령체(生靈體)라고 한다.
하나님을 중심하고 영인체와 육신이 완전한 수수작용을 하여 합성일체화함으로써 사위기대를 완성하면, 그 영인체는 생령체가 되어 무형 세계의 모든 사실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영인체에 느껴지는 모든 영적인 사실들은 그대로 육신에 공명되어 생리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은 모든 영적인 사실들을 육신의 오관으로 느껴서 알게 된다. 생령체를 이룬 인간들이 지상천국을 이루고 살다가 육신을 벗고 영인으로 가서 사는 곳이 천상천국이다. 그러므로 지상천국이 먼저 이루어진 후에야 천상천국이 이루어진다.
영인체의 모든 감성도 육신 생활 중 육신과 상대적인 관계에 의하여 육성되므로 인간은 지상에서 완성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완전히 체휼해야만 그 영인체도 육신을 벗은 후 하나님의 사랑을 완전히 체휼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영인체의 모든 소성(素性)은 육신을 쓰고 있는 동안에 형성되기 때문에 타락한 인간의 영인체가 악화(惡化)되는 것은 육신 생활의 범죄행위에 기인하며, 마찬가지로 그 영인체가 선화(善化) 되는 것도 육신 생활의 속죄(贖罪)로 이루어진다.
천국이든 지옥이든 영인체가 그곳에 가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인체 자신이 정한다. 인간은 원래 완성되면 하나님의 사랑을 완전히 호흡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에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긴 허물로 말미암아 이 사랑을 완전히 호흡할 수 없게 된 영인체는 완전한 사랑의 주체되는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도리어 고통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영인체는 하나님의 사랑과 먼 거리에 있는 지옥을 자진하여 선택하게 된다. 영인체는 육신을 터로 하여서만 생장(生長)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에 영인체의 번식은 어디까지나 육신 생활에 의한 육신의 번식과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3) 생심과 육심의 관계로 본 인간의 마음
생심(生心)과 육심(肉心)의 관계는 성상(性相)과 형상(形狀)의 관계와 같아서 그것들이 하나님을 중심하고 수수작용을 하여 합성일체화하면 영인체와 육신을 합성일체화하게 하여 창조목적을 지향하게 하는 하나의 작용체를 이룬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은 타락해 하나님을 모르게 됨에 따라 선의 절대적인 기준도 알지 못하게 되었으나 위와 같이 창조된 본성에 의하여 인간의 마음은 항상 자기가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지향하며, 이것을 양심(良心)이라고 한다. 그런데 타락한 인간은 선(善)의 절대적인 기준을 알지 못하여 양심의 절대적인 기준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선의 기준을 달리함에 따라서 양심의 기준도 달라져 양심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투쟁이 일어날 수 있다. 선을 지향하는 마음의 성상적인 부분을 본심(本心)이라 하고, 형상적인 부분을 양심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무지(無知)에 의하여 창조본연의 것과 기준을 달리한 선을 세워도 양심은 그 선을 지향하지만, 본심은 이에 반발하여 양심을 본심이 지향하는 곳으로 돌이키도록 작용한다. 사탄의 구속을 당하고 있는 생심과 육심이 수수작용을 하여 합성일체화하면 인간으로 하여금 악을 지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작용체를 이루는 것이니 이것을 우리는 사심(邪心)이라고 한다. 인간의 본심이나 양심은 이 사심에 반발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사탄을 분립하고 하나님을 상대하게 함으로써 악을 물리치고 선을 지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