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Utopia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내용] 현실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나라를 말한다. 이상향, 무가유향 등으로 번역된다. 토마스 모어가 그리스어 ‘어느 곳에도 없는(ou)’와 ‘장소(topos)’를 결합하여 만든 조어인데, 또한 이 말은 ‘좋은(eu-)’ 혹은 ‘장소(topos)’라는 뜻을 연상하게 하는 중의적인 기능도 지닌다. 서유럽 사상에서 유토피아 개념의 단초는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이상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근세 유토피아 사상의 시발점은 토마스 모어의 저서 『유토피아』(1516)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이어서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1623), 베이컨의 『뉴아틀란티스』(1627) 등 16-17세기에 유토피아 사상이 연이어 출현하였다. 유토피아에 대한 비전은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오던 전환의 시기에 유럽의 사회가 직면한 사회 모순에 대한 반성 또는 근세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겨났다. 유토피아의 비전은 18-19세기의 생시몽, 푸리에, 오언 등의 이상사회의 계획으로 이어졌다. 근세를 풍미한 유토피아는 시공을 완전히 단절한 ‘타계(他界)’의 관념, 예를 들어 도원경이나 황천국 또는 하데스(Hades) 등과는 전혀 다르다. 유토피아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타계나 내세가 아니라 현세와 시공간적 연속선상에서 희구되는 세계이다. 이와 같은 특징은 에른스트 브로호나 마르쿠제 등 20세기 유토피아 사상의 계승자들 또는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 등의 ‘역(逆)유토피아’ 사상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