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교
시크敎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힌두교와 이슬람 신앙이 융합되어 탄생한 인도의 종교.
[내용] 15세기 인도에서 힌두교의 박티(bhakti, 信愛) 신앙과 이슬람교의 신비 사상이 융합되어 생겨난 종교다. 창시자는 구루 나나크(Guru Nanak Dev, 1469-1538)이다. 나나크는 현재 파키스탄 영토인 라호르(Lahor)지역의 공무원 집안에서 출생했으며, 우연한 기회에 집을 떠나 성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30세에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크(sikkh)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 시슈야(sisya)에서 유래한 말로서 제자를 의미한다. 시크교도들은 나나크를 비롯한 구루(guru, 스승. 특히 시크교의 경우에는 法主)들의 충실한 제자라고 믿는다. 구루는 역사상의 인물로서는 제10대까지 계속된다. 시크교는 현재 인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주요 종교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2천3백만 명에 이르는 신도를 지닌 세계 5대 종교 중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신도들은 인도 북서부의 펀자브지방에 거주한다.
시크교 교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힌두교와 이슬람을 비판적으로 통합했다는 점이다. 나나크는 스스로를 “힌두도 아니고 무슬림도 아니다”라고 했으며, 또한 “힌두의 구루이며, 무슬림의 피르(道師)이다”라고 했다. 시크교는 힌두교의 박티 신앙과 이슬람교의 수피즘이 지니는 장점을 비판적으로 수용한 종교로 볼 수 있다. 교리적으로 힌두교의 윤회설을 받아들였지만, 시크교도들의 삶은 오히려 무슬림에 가까운 편이다. 힌두교의 카스트제도를 부정하고 인간의 절대 평등을 주장하였다. 나나크가 구도 여행 중에 만났던 라비다스(Ravidas)와 카비르(Kabir)의 가르침은 시크교 교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시크교에서 믿는 바히구루(Bahigru)라는 신은 무형으로 영원하며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구원을 위해서는 오직 신에게 다가가는 수행의 길뿐임을 강조한다. 나나크는 수행을 통하여 영적 교감이 뛰어난 사람은 신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했다.
시크교도들은 다섯 가지 성물인 케쉬(Kesh, 깎지 않은 머리카락과 수염), 캉가(Kangha, 나무 빗), 키르판(Kirpan, 단검), 카라(Kara, 쇠팔찌), 그리고 카체라(Kachera, 속바지) 등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K’로 시작하므로 흔히 ‘Five Ks’로 통칭된다. 이 다섯 가지 성물은 시크교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도 지닌다. 자르지 않은 수염과 머리카락은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간직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나무 빗 캉가는 긴 머리카락과 수염이 헝클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도구로서 내적으로는 신체적 청결과 함께 정돈되고 질서 잡힌 삶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크교도들은 하루에 두 번씩 캉가로 수염과 머리카락을 빗질한다. 단검 키르판은 용기와 약자에 대한 보호를, 그리고 쇠팔찌 카라는 그들이 신에게 영원히 귀속되어 있음을 뜻한다.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짧은 속바지 카체라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대개는 카체라를 착용한 사람에게 겸손과 정결함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