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주의
象徵主義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어떤 사상이나 개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그것을 상기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나 말로 바꾸어 표현하려는 사상이나 이론.
[내용] 상징이라는 말의 어원은 ‘증표’를 뜻하는 헬라어 ‘심발레인’이다. 고대사회에서 계약을 맺을 때, 계약 당사자인 두 사람이 그 증표로 하나의 물건을 쪼개어서 각각 나누어 가지는 관례가 있었다. 이런 전통이 교회 어법(語法)에도 적용되었으며, 일반적인 계약에서 나누어 가지는 물건은 언어적인 고백으로 대체되었다. 즉 상징은 상호간에 동일한 신앙을 확인하기 위한 증표로 이해되었다. 예를 들어 초대교회 당시 물고기 표시는 적대 세력이 있는 곳에서 연락을 취하기 위한 상징이었다. 대문에 그려진 물고기 표시는 그 집주인이 그리스도 교인이라는 증표인 동시에 신앙을 고백하는 상징어였다. 4세기 이후 사도신경이 상징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대개 상징은 그 자체보다 그 너머의 어떤 관념이나 언표 불가능의 실재를 가리키는 기능을 지닌다. 이런 의미에서 종교학에서는 종교를 ‘자기부정적 상징체계’로 정의하기도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또는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의 비유에서 손가락이나 뗏목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 즉 달 또는 피안을 가리키는 상징에 불과하다. 성서의 주요 메시지는 비유와 상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된다. 첫째, 진리는 대개 언표 불가의 역설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으로는 전달되기 어렵다. 둘째, 진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전달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전달되면 오히려 화가 되고 위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징은 대개 언표 불가의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사용되지만, 또한 진리를 숨기기 위해서도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