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
史觀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역사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통일된 관점.
[내용] 역사에 대한 의식, 즉 역사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지니는 하나의 일관되고 통일된 입장을 말한다. 사관에는 역사가가 역사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실을 선택하는 기준이나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원리가 포함된다. 사관에 입각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역사는 연대기와 다르다.
역사 기술에서 사관의 문제는 주로 서양에서 관심의 대상이었다. 고대 서양을 대표하는 사관은 그리스의 운명적 순환사관(循環史觀)이었으며, 중세에는 기독교의 종교사관이 지배적이었다. 르네상스 이후 자연과학의 발달과 함께 헤겔과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역사관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역사관의 변천은 다음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대답에서의 차이와 관련된다. 1) 역사를 진전시키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순환사관은 역사의 원동력이 운명이라고 보는 반면에 종교사관은 신이야말로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본다. 이에 비하여 유물사관은 경제적, 물질적 생활 관계를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본다. 2) 역사는 전체적으로 발전의 과정인가, 아니면 단순한 변화의 반복에 불과한 것인가? 유물사관뿐만 아니라 서양의 사관은 대체로 역사를 발전의 과정으로 본다. 한편 유가(yuga)설로 대표되는 인도의 순환사관은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발전이 아니라 퇴보의 과정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예를 들어 역사의 첫 유가인 뜨레따(treta) 유가는 법과 정의가 충만한 시대임에 비하여 그 마지막 단계인 깔리(kali) 유가는 법과 정의가 땅에 떨어지는 말법기(末法期)로 규정된다.
동양의 역사 서술에 있어서 사관의 문제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사관’이라는 단어보다 ‘유물사관’이라는 말이 먼저 통용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역사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지니는 하나의 일관되고 통일된 입장’이라는 의미에서 사관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1930년대 이후의 일이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부터 사관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가 풍미하던 시대에 먼저 유물사관이 유입되고, 그 후에 ‘유물사관’으로부터 ‘사관’이 독립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