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론
基督論 / Christology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그리스도, 즉 메시아에 대한 이론.
[내용] 기독론의 ‘기독(基督)’은 ‘그리스도’를 음역(音譯)한 것으로서 기독론은 그리스도에 관한 이론을 가리킨다. 그리스도는 고대 그리스어인 ‘크리스토스(Χριστός)’에서 온 말이며, 크리스토스는 ‘기름 부음을 받은’이란 뜻을 지닌 히브리어 ‘마쉬아흐(מׇשִׁיחַ)’, 즉 ‘메시아’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따라서 기독론은 그리스도론(論)이자 메시아론(論)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론은 보통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사역에 대한 논의로 구성된다. 즉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와 ‘그리스도는 무엇을 위해 오셨는가?’라고 하는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기독교의 전통에서 기독론은 크게 두 가지 흐름을 보여 왔다. 하나는 ‘고(高) 기독론’ 혹은 ‘위로부터의 기독론’이며, 또 하나는 ‘저(低) 기독론’ 혹은 ‘아래로부터의 기독론’이다. ‘고 기독론’은 예수 그리스도가 삼위일체의 하나님, 즉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신 가운데 성자의 현현임을 강조하며 예수님의 인성(人性)보다는 신성을 부각시킨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태복음 16:16)라는 베드로의 증언에 나와 있듯이 예수님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성자로 고백하고 성자의 격위(格位)와 신성을 지닌 그가 인간의 몸을 취하여 하나님과 인류 사이의 중보자, 화해자로서의 사명을 다했다고 믿는다. 삼위일체의 하나님을 정통 신관으로 믿는 기독교 신학은 기본적으로 ‘고 기독론’에 근간을 두고 있다. 다만 이 관점은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인간 되심’ 혹은 그 ‘인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에 ‘저 기독론’은 그리스도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아래로부터, 즉 인간으로부터 찾는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인간으로 출생한 예수님은 인간으로서의 고통과 번민 그리고 기쁨 등을 경험하며 하나님과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비우는 삶을 완성한 끝에 십자가상에서 하나님의 품으로 승천하였다.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의 구별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인성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 입장은 20세기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의 부흥과 함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다만 예수님의 인성을 강조하다보니 하나님과 예수님의 본질적인 차이를 강조하거나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기독론은 ‘고 기독론’과 ‘저 기독론’의 양상을 동시에 갖는다. 『원리강론』의 “원죄 있는 악의 부모가 원죄 없는 선의 자녀를 낳을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선의 부모가 타락한 인간들 가운데 있을 리는 만무한 일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부모는 하늘로부터 강림(降臨)하셔야 하는데, 그렇게 오셨던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다.”(233-234쪽)라고 하는 문장에서 ‘하늘로부터 강림하셔야’라는 표현은 위로부터의 기독론 성격을 보여 주는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성자의 하나님 자신이 인간으로 성육신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원죄 없는 인간’이 현현했다는 점이 기독교 신학과는 분명히 다르다. 즉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그리스도가 ‘하늘로부터 강림’했다는 말은 원죄 없는 인간으로 이 땅 가운데 탄생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하늘로부터 강림한 원죄 없는 인간은 하나님이 태초에 아담과 해와를 창조하였던 것과 같이 하나님의 아들(독생자)과 하나님의 딸(독생녀)을 포함한다. 따라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기독론은 그리스도를 인류의 참아버지와 참어머니, 즉 참부모로 고백한다.
또 한편으로 “예수님은 어디까지나 창조목적을 완성한 인간으로 오신 분”(『원리강론』, 228)이라는 표현을 볼 때, 그리스도가 인간임을 강조하는 ‘저 기독론’의 성격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이 ‘저 기독론’이 갖는 하나님과 인간의 본질적 차이 혹은 신성의 부정 등을 함의(含意)하지는 않는다. 『원리강론』에 따르면, 인간은 하나님의 이성성상을 닮아 창조되었으며 하나님의 신성을 실현할 수 있는 심정을 갖추어 창조되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 사랑의 본질이 똑같기 때문에 하나님과 인간은 사랑의 관계 속에서 일체, 즉 신인애일체(神人愛一體)를 이룰 수 있다. 사랑의 기쁨을 성취하려는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두고 볼 때, 사랑의 실체대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 참부모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돌릴 수 있는 신인애일체를 이루게 되면 하나님의 신성과 완전히 공명할 수 있게 된다. 존재적으로는 하나님과 인간이 구별되지만 양자(兩者) 사이의 사랑을 중심한 심정관계를 놓고 보면 마치 한 몸과 같이 동(動)하고 정(靜)하기 때문에 일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기독론을 종합해 볼 때, 결국 참부모의 개념으로 수렴하므로 이를 ‘참부모기독론’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 ‘메시아’, ‘삼위일체’, ‘참부모’, ‘신인애일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