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Utilitarianism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가치판단의 기준을 최대한의 행복 증진에 두는 사상.
[내용]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두는 사상이다. ‘옳은 행위의 기준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공리주의는 가능한 최대한의 행복을 산출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행위의 가장 근본적인 동기가 되기 때문에 어떤 행위가 행복을 증진한다면 옳은 행위가 되고, 그 반대는 그릇된 행위가 된다. 공리주의가 말하는 행복은 행위의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의미하기에 개인의 이익만을 쫓는 이기주의와는 구별된다.
벤담은 인간의 쾌락과 고통을 양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보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공리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효용을 최우선으로 둘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위험성을 지적한다. 동기와 과정이 부적절하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옳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공리주의자들은 이러한 반론을 극복하기 위해 공리주의 이론을 다각도로 수정하였다. 특정한 행위의 옳고 그름을 그 행위가 유용한 규칙을 따르는지 아닌지로 판단하는 ‘규칙 공리주의’, 쾌락의 질적인 차이를 수용하고 비(非)쾌락주의적 가치도 인정하는 ‘이상(ideal) 공리주의’ 등이 그 예이다.
『통일사상요강』은 벤담의 공리주의를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탄생한 형상적인 가치관, 즉 물질적인 가치관으로 규정한다. 다시 말해 공리주의는 행위의 결과만을 양적으로 계산하는 데 초점을 둠으로써 내면의 동기가 갖는 윤리적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본 것이다. 칸트식의 ‘의무로서의 선’이 아니라 선한 행위 그 자체가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공리주의의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행복을 물질적인 쾌락에 있다고 본 점에서는 견해를 달리하며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행복과 정신적 행복의 통일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통일사상요강』은 벤담의 공리주의가 이상사회의 실현에 있어서 외적인 환경 복귀의 측면에서는 공헌하였음을 인정한다. 공리주의는 사회주의운동의 사상적 배경이 됐으며 선거법 개정, 식민지 노예해방, 참정권 확대, 노동자들의 생활조건 개선 등 다양한 사회 개혁운동의 동력이 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