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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WO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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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연합 대사전은 천일국학술원에서 제공합니다.
이 사전은 2019년까지의 내용을 수록하였고 섭리의 변화에 따라 항목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dictionary_pt3-795

화쟁사상

和諍思想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다양한 종파와 이론적 대립을 더 높은 차원에서 화합하려는 불교 사상.

[내용] 모든 논쟁을 화합으로 바꾸려는 사상이며, 우리나라 불교의 저변에 놓인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불교는 ‘하나’의 불교로 귀일하여 모든 이론과 종파를 아우르는 원융회통의 사상적 전통으로 이어졌다. 원융이란 막힘이 없다는 것이며, 회통이란 하나로의 만남이다. 그 결과 한국 불교는 모든 것이 서로 통하는 ‘통불교적(通佛敎的)’ 전통을 확립하게 되었다. 이러한 통불교적 화쟁사상의 초석을 다진 것은 신라의 승려 원효(元曉)이다. 그는 자신의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에서 화쟁사상을 전개했으며 공(空)과 유(有), 진(眞)과 속(俗), 염(染)과 정(淨) 등 현실세계에서 나타나는 대립과 갈등을 하나로 화통하고자 했다. 그는 인간의 본심을 일심(一心)이라 하였다. 일심은 심진여(心眞如)와 심생멸(心生滅)로 나뉘어 설명되는데 심진여는 인간의 본래성(佛性, 如來藏)이며, 심생멸은 인간의 현실성이다. 현실의 삶이 고통인 것은 무명(無明)과 집착의 결과이다. 그러나 심즉시불(心卽是佛)이라 하여 마음이 부처임을 믿으면 깨달음을 성취하여 ‘일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특히 이러한 화쟁의 논리로써 대승불교 철학의 큰 두 흐름인 중관파(삼론종)와 유식파(법상종)의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즉 ‘세계의 모든 것은 공(空)’이라는 중관의 부정론과 ‘세계의 모든 현상은 식(識)’이라는 유식의 긍정론을 불이(不二)의 원리로 화통하는 무대립론(無對立論)을 확립했다. 화쟁과 조화의 사상은 고려시대에 선(禪)과 교(敎)의 회통을 모색한 의천(義天)과 지눌(知訥)에게 이어졌다. 특히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은 깨침과 닦음, 즉 오수(悟修)가 분리될 수 없으며 정(定)과 혜(慧)도 함께 닦아야 한다고 하였다. 한국불교의 화쟁사상은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함과 창의적인 전통을 수립할 수 있는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 ‘원효’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