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오케 논쟁
Filioque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에 수록된 삼위일체에 관한 교리 논쟁.
[내용] 그리스도교의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에 수록된 삼위일체에 관한 교리 논쟁이다. ‘필리오케’는 ‘그리고 아들’(and the Son)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서 본래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의 그리스어 원문에는 없었던 말인데, 589년 제3차 톨레도 시노드에서 서방교회가 라틴어로 번역한 신경에 처음으로 쓰였다. 이로써 코이네 그리스어 원문의 ‘성령은 성부에게서 발(發)하시고’라는 구절은 라틴어 번역본에서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로 바뀌게 되었다. 당시에 서방교회의 라틴어 번역 신경은 스페인에 여전히 남아 있던 아리우스주의를 경계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라틴어 번역 신경은 스페인 내에서만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9세기 초부터는 프랑크왕국 전역의 미사에서 ‘필리오케’가 삽입된 신경이 널리 암송되기 시작했다. 847년에는 라틴어 번역 신경이 예루살렘에 소개되자 동방교회 수도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로마교회 총대주교 레오 3세는 라틴어 신경의 번역 오류를 인정하고 ‘필리오케’라는 말을 라틴어 신경에서 삭제하고 로마교회도 그리스어 원문을 따르기로 함으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서방교회의 모태인 로마교회 총대주교 레오 3세의 의도와 다르게 1013년 교황 베네딕토 8세는 ‘필리오케’가 삽입된 라틴어 신경을 다시 거론하여 승인하였다. 그는 라틴어 번역 신조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신학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일은 11세기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하던 동방교회(공교회)로부터 로마교회(서방교회)가 완전한 자치권을 선언한 의미를 지니며, 이후로 로마교회가 공교회에서 이탈하는 교회 분열의 빌미가 되었다. 성부만이 아닌 성자에서 성령이 발한다는 ‘필리오케’의 핵심은 로마교회의 총대주교를 교황이 되게 한 중심 문구였고, 교황을 따르던 로마교회를 콘스탄티노폴리스 교회와 분리되는 정체성을 부여한 교리였다. 사도 베드로의 무덤이라는 역사적인 연계를 지니는 로마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필리오케’라는 한 단어는 동방교회에 대한 로마교회의 우위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근거였다. 즉 성자에게서 직접 수위권을 받은 베드로를 잇는 로마 총대주교만이 성자에게서 나오는 성령의 인도를 직접 받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와 같은 성령의 인도를 받지 못하는 다른 총대주교보다 우위를 지니게 된 것이다. 필리오케 교리는 로마교회가 동방교회 총대주교의 치리에서 자유로운 로마교회 총대주교, 교황과 로마교회의 정치적 자립을 위한 교리로 사용됐으며 동서교회의 분열에 있어서 핵심적인 교리로 작용하였다.
☞ ‘삼위일체’, ‘동서교회 분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