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상 존재론
統一思想 存在論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존재자(存在者)에 관한 통일사상의 이론으로서 개성진리체와 연체를 다룬다.
[내용] 존재론은 존재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정성과 공통성을 다루는 학문분야이다. 통일사상은 만물 하나 하나의 개체를 존재자(存在者)라고 하는데, 통일사상 존재론은 이 존재자에 관한 이론을 가리킨다. 통일사상 원상론은 존재의 근원자인 하나님의 속성을 다루는 이론이고, 통일사상 본성론은 피조물 중 인간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라면 통일사상 존재론은 만물에 관한 존재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만물은 하나님을 닮아 창조되었기 때문에 원상적 이성성상의 상대성과 관계성을 닮아 있다. 원상의 보편상(이성성상)과 개별상을 닮은 개체를 가리켜 개성진리체라고 하고, 개성진리체가 다른 개성진리체와 관계를 맺어 외적인 사위기대를 형성할 때 그 개성진리체를 가리켜 연체라고 부른다. 따라서 통일사상 존재론은 한마디로 말해 개성진리체와 연체에 관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성진리체
원상의 보편상과 개별상을 닮은 개체가 개성진리체이므로 개성진리체는 반드시 그 자체 안에 성상과 형상, 양성과 음성의 두 가지 상대적 요소와 개별상을 지닌다.
1. 성상과 형상
모든 피조물은 원상을 닮아서 성상과 형상의 두 측면을 지니고 있다. 성상은 기능이나 성질 등 보이지 않는 무형적 측면이며, 형상은 질료와 구조 및 형태 등 유형적 측면이다. 먼저 광물에 있어서 성상은 물리화학적 작용성이며, 형상은 원자나 분자에 의해 구성된 물질의 구조와 형태 등이다. 식물은 특유의 성상인 생명과 특유의 형상인 세포와 세포로 이루어진 조직과 구조, 즉 식물의 형체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식물은 자신의 특유한 성상과 형상을 지니면서 동시에 광물 차원의 성상적 요소와 형상적 요소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 동물도 특유의 성상인 본능과 형상인 감각기관 및 신경을 포함한 구조와 형태 등을 지니고 있다. 동물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특유한 성상과 형상을 지니면서 광물 및 식물 차원의 성상적 요소와 형상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인간의 특유한 성상은 영인체의 마음인 생심이며, 특유한 형상은 영인체의 몸인 영체이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특유한 성상과 형상을 지니면서 광물·식물·동물 차원의 성상과 형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즉 만물의 요소를 총합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을 만물의 총합실체상 또는 소우주라고 부른다. 이상의 설명에서 광물·식물·동물, 그리고 인간으로 존재자의 격위가 높아감에 따라 성상과 형상의 내용이 계층적으로 증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가리켜 ‘존재자에 있어서의 성상과 형상의 계층적 구조’라고 한다.
2. 양성과 음성
만물은 원상의 양성과 음성을 닮아서 양성실체와 음성실체의 상대적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즉 인간은 남자와 여자, 동물은 수컷과 암컷, 식물은 수술과 암술, 분자는 양이온과 음이온, 원자는 양자와 전자의 상대적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원상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양성과 음성은 성상과 형상의 속성이다. 즉 성상에도 양성과 음성이 있고, 형상에도 양성과 음성이 있다. 인간의 경우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살펴보면, 먼저 형상적인 면에 있어서의 차이는 양적 차이이다. 남자의 신체는 여자의 신체보다 양적인 요소가 더 많고, 여자의 신체는 반대로 음적인 요소가 더 많다. 하지만 성상, 즉 지·정·의 측면에서 볼 때 남녀의 차이는 질적인 차이이다. 예를 들어 양적인 지(知)인 명석(明晳)의 경우, 남녀가 다 함께 명석함을 지니고 있으나 명석의 질이 다르다. 대체적으로 남자의 명석은 포괄적인 경우가 많고, 여자의 명석은 분석적인 경우가 많다.
만물의 성상적 속성으로서 양성과 음성은 동물의 경우 활발하게 움직일 때가 양이고, 둔하게 움직일 때가 음이다. 식물의 경우에 성장할 때가 양, 시들 때가 음이며 광물의 경우에는 물리화학적 작용성이 활발하게 일어날 때가 양, 그렇지 않을 때가 음이다. 만물의 형상에 있어서도 형상의 돌출부와 공혈부, 높음과 낮음, 표면과 이면 명과 암, 단단함과 부드러움, 동과 정, 청과 탁, 열과 냉, 낮과 밤, 여름과 겨울, 하늘과 땅, 산과 골짜기 등이 각각 양과 음을 나타낸다.
하나님 우주창조의 과정은 양음의 조화를 활용한 일종의 웅장한 예술작품에 비유할 수 있다. 조화라는 면에서 하나님의 천지창조는 하나의 장대한 교황곡과도 같다. 양음의 조화로운 작용은 변화나 발전을 위해, 그리고 미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하나님이 양성과 음성을 성상과 형상의 속성으로 두신 것은 양성과 음성을 통하여 조화와 미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3. 개성진리체의 삼원성(三元性)
만물은 시공간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개성진리체는 성상과 형상, 양성과 음성의 상대적 요소 외에 주(主)요소와 종(從)요소라는 또 한 쌍의 상대적 요소를 갖는다. 따라서 만물은 반드시 세 종류의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 요소, 즉 성상·형상, 양성·음성, 그리고 주요소·종요소를 지니게 되는데 이를 개성진리체의 삼원성이라고 부른다.
4. 피조세계에서 개성진리체의 계열
피조세계에는 작게는 소립자에서부터 크게는 천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계층의 수많은 개성진리체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 요소로 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개성진리체는 그것보다 상위의 개성진리체에서 볼 때 하나의 구성요소에 불과하다. 이것은 모든 개성진리체가 원상의 2단 구조를 닮아서 내적으로 주체와 대상의 두 요소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외적으로 다른 개체와 더불어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개성진리체가 내외적으로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존재의 2단 구조’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우주 전체도 하나의 개성진리체인데 우주에는 중심이 있고, 그 중심을 향하여 약 2천억 개로 추산되는 은하가 돌고 있다. 이때 우주의 중심은 주요소가 되고, 여러 은하는 종요소이다. 은하계도 하나의 개성진리체인 바, 중심핵을 이루는 핵심 항성군과 그것을 에워싼 수많은 별들이 각각 주요소와 종요소의 상대적 관계를 맺고 있다. 태양계도 하나의 태양과 아홉 개의 혹성, 지구도 중심부와 지각의 주요소와 종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에 사는 인간의 육신을 보더라도 뇌와 지체, 세포는 핵과 세포질, 세포핵은 염색체와 핵액, 염색체는 핵산(DNA)과 단백질, 원자는 양자와 전자 등이 모두 주요소와 종요소로 계열을 이루며 존재한다.
연체(聯體)
개성진리체가 다른 개성진리체와 관계를 맺어 외적인 사위기대를 형성했을 때 그 개성진리체를 가리켜 연체라고 한다. 연체는 구조, 목적, 관계의 방향성, 격위의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구조적 측면에서 볼 때 내적인 사위기대를 이룬 한 개성진리체가 다른 개성진리체와 관계를 맺어서 외적인 사위기대를 형성할 때의 개체, 즉 ‘원상의 2단 구조’를 닮은 개성진리체를 연체라고 한다. 또한 모든 개성진리체는 반드시 개체 목적과 전체 목적이라는 이중목적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개체를 가리켜 연체라고 한다. 전체 목적은 개체 목적에 우선하며, 전체 목적은 형상적 전체 목적과 성상적 전체 목적으로 나눌 수 있다. 소립자에서 우주에 이르기까지 각급의 피조물은 보다 상위의 피조물을 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동시에 인간을 위하여 존재하고 있는데, 전자를 형상적인 전체 목적이라 하고 후자를 성상적인 전체 목적이라고 한다.
관계의 방향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외적인 사위기대의 형성에 있어서 인간은 상하·전후·좌우의 여섯 방향으로 수수작용을 한다. ‘나’를 중심으로 윗 방향으로는 부모나 상사 혹은 연장자가 있고, 아래 방향으로는 자녀나 부하 혹은 연하자가 있다. 앞에는 스승·지도자·선배가 있고, 뒤에는 제자·후배·추종자가 있다. 오른쪽 방향에는 형제나 친구 혹은 동료들이 있고, 왼쪽에는 자기와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와 같이 여섯 방향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존재하는 인간, 즉 개성진리체도 연체이다.
또한 모든 개성진리체는 일정한 격위를 지니고 있으며, 격위에 따라 질서체계를 맺으며 존재하는데, 이렇게 격위 및 질서의 측면에서 볼 때도 개성진리체는 연체이다. 우주를 비롯한 자연세계도 종적인 질서와 횡적인 질서가 존재하며, 가정을 중심한 사회나 국가도 종과 횡의 질서체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질서체계 속에서 한 개체는 주체에 대해서는 대상의 격위에 있으며, 대상에 대해서는 주체의 격위에 있다. 따라서 한 개체는 질서체계에 있어서 항상 주체의 격위와 대상의 격위에 동시에 서게 된다. 이러한 개성진리체를 가리켜 연체라고 하는 것이다.
우주의 법칙
우주의 질서는 종적 질서와 횡적 질서로 이루어져 있다. 종적 질서란 원자–분자–광물–위성–혹성–항성–핵항성계–우주 중심으로 이어지는 계열을 말하며, 횡적 질서란 태양을 중심한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명왕성의 배열을 말한다.
우주 질서의 축소형이 가정 질서요, 가정 질서의 확대형이 우주 질서이다. 따라서 가정에도 종적 질서와 횡적 질서가 존재한다. 즉 손자–자녀–부모–조부모–증조부모로 이어지는 종적 질서와 부모를 중심한 형제자매들의 서열인 횡적 질서가 그것이다. 우주의 질서가 원만하고 조화로운 수수작용의 법칙, 즉 천도에 의해 그 평화가 유지되는 것처럼 가정의 질서도 사랑의 수수작용의 법칙, 즉 도리에 의해서 평화가 유지된다. 사랑의 도리가 윤리이기 때문에 천도와 윤리는 대응관계가 된다.
우주의 법칙, 즉 천도란 우주의 종적 질서와 횡적 질서를 유지하는 법칙을 말하며 수수작용의 법칙을 의미한다. 이 법칙은 다음과 같은 7가지 특성을 지닌다.
첫째, 상대성의 법칙으로서 모든 존재는 그 자체 내부에 주체와 대상이라는 상대적 요소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밖으로 다른 존재와도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 관계를 맺는다.
둘째, 목적성과 중심성의 법칙으로서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 요소는 반드시 공동목적을 갖고 있으며, 그 목적을 중심으로 수수작용을 한다.
셋째, 질서성과 위치성으로서 모든 개체에는 각자가 존재하는 위치, 즉 격위가 주어져 있으며, 그 격위에 의하여 일정한 질서가 유지된다.
넷째, 조화성으로서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하고 조화롭게 운행되며, 거기에는 대립이나 투쟁이 있을 수 없다.
다섯째, 개별성과 관계성으로서 각 개체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면서 다른 개체와 일정한 수수관계를 가지고 상호작용을 한다.
여섯째, 자기동일성과 발전성으로서 모든 유기체는 일생을 통하여 변치 않는 본질, 즉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과 더불어 변화하고 발전하는 측면, 즉 발전성을 지닌다.
일곱째, 원환운동성으로서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에 있어서 대상은 주체를 중심으로 돌고 있으며, 시간적 또는 공간적으로 원환운동을 한다.
이러한 우주의 법칙은 로고스의 작용에 기인하며, 이 법칙의 배후에는 사랑이 작용하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주를 로고스로써 창조하실 때 심정과 사랑을 동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 ‘통일사상 원상론’, ‘통일사상 본성론’, ‘개성진리체’, ‘연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