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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전은 2019년까지의 내용을 수록하였고 섭리의 변화에 따라 항목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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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상 원상론

統一思想 原相論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통일사상요강』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철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론체계.

[내용] 통일사상 원상론은 『통일사상요강』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철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문으로서 통일사상 전체의 핵심 역할을 한다. 철학에서 본체론(本體論)에 해당하며, ‘우주의 근본실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통일사상의 입장을 소상히 밝히고 있다. 원상(原相)은 원인적 존재인 하나님의 속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상론은 원상의 ‘꼴’의 측면인 ‘신상(神相)’과 성질, 성품, 능력 등의 기능적 측면인 ‘신성(神性)’으로 나누어 하나님의 속성을 설명한다. 또한 동서양의 본체론을 비판하고, 종래 신관의 한계를 드러내는 가운데 통일사상의 원상론이야말로 인생·사회·역사 등의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근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사상 원상론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크게 원상의 내용과 원상의 구조로 나뉘는데, ‘원상의 내용’이라는 제목 하에 하나님의 속성인 신상과 신성의 내용을 설명하고, ‘원상의 구조’라는 제목 하에 하나님의 속성들의 상호관계를 다룬다.

원상의 내용

1. 신상(神相)

먼저 신상은 하나님의 속성 중 ‘꼴’의 측면을 가리킨다. 하나님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정한 꼴 또는 꼴이 될 수 있는 가능성 및 규정성을 지니는데, 이것이 곧 신상이다. 신상은 크게 보편상(普遍相)과 개별상(個別相)으로 나뉜다. 보편상은 피조물 전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하나님의 두 종류 이성성상, 즉 성상과 형상, 양성과 음성의 이성성상을 가리키며 개별상은 인간의 경우 개인마다, 만물의 경우 종류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꼴을 가리킨다.

보편상의 하나인 성상과 형상의 이성성상은 인간에 비유하자면 마음과 몸에 해당한다. 하나님의 성상, 즉 본성상(本性相)은 피조물의 무형적, 기능적 측면의 근본원인이며 하나님의 형상, 즉 본형상(本形狀)은 피조물의 유형적, 질료적 측면의 근본원인이다. 하나님의 본성상이 차원을 달리하면서 시공간으로 전개되어 나타난 것이 광물의 물리화학적 작용성, 식물의 생명, 동물의 본능, 인간의 마음이며,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본형상이 차원을 달리하며 전개된 것이 광물의 분자 및 원자, 식물의 조직세포, 동물의 육, 인간의 몸이다. 하나님의 본성상과 본형상은 분리되어 있는 별개의 속성이 아니라 서로 중화를 이루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즉 동일한 본질적 요소의 두 가지의 표현태인 것이다. 본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신상관(神相觀)은 유심론이나 유물론이 아니며 유일론 혹은 통일론이 된다. 왜냐하면 유심론은 본성상만이 우주의 근본이라고 보는 입장에 해당하며, 유물론은 본형상만이 우주의 실체라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보편상의 또 하나의 이성성상은 양성과 음성의 이성성상이다. 하나님의 양성, 즉 본양성(本陽性)과 하나님의 음성, 즉 본음성(本陰性)은 피조세계에 내재하는 모든 양성과 음성의 근본원인이 된다. 본성상과 본형상이 하나님의 직접적인 속성이라면, 본양성과 본음성은 본성상의 하위 속성인 동시에 본형상의 하위 속성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간접적인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성상에 있어서 양성과 음성은 마음의 기능인 지·정·의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볼 수 있다. 지적인 측면에 있어서 명석·기억·판명 등은 양성에 속하고, 모호·망각·혼동 등이 음성에 속한다. 정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유쾌·시끄러움·기쁨·흥분 등이 양성에 속하고, 불쾌·정숙·슬픔·침착 등이 음성에 속한다. 의적인 측면에서는 적극성·경솔성 등이 양성, 소극성·신중성 등이 음성에 속한다. 또한 형상에 있어서는 융기부·돌출부·표면 등이 양성이며, 함몰부·공혈부·이면 등이 음성이다. 이와 같이 성상과 형상의 하위 속성으로 양성과 음성이 작용하여 존재 자체뿐만 아니라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조화로운 상대적 관계를 이끈다. 하나님이 양성과 음성을 성상과 형상의 속성으로 두신 것은 양성과 음성을 통하여 이 세계에 조화와 미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남자와 여자를 놓고 볼 때 동양사상이 남자를 양, 여자를 음으로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통일사상 원상론에서는 남자를 성상과 형상에 있어서 남성적인 양음(陽陰)을 지니고 있는 존재, 여자를 여성적인 양음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규정한다. 다시 말해 남자와 여자 공히 오직 양성 또는 음성만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양성과 음성을 같이 지니고 있지만 그 속성에 있어서 남자는 남성적인 양음, 여자는 여성적인 양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남자를 ‘양성의 실체’, 여자를 ‘음성의 실체’라고 표현한다. 또한 성상에 있어서 남녀 간의 양성·음성 차이는 질적 차이이며, 형상에 있어서 남녀 간의 양성·음성 차이는 양적 차이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신상은 보편상뿐만 아니라 개별상을 지닌다. 하나님의 내적 형상 안에는 피조물의 개별적 특성에 대한 관념이 들어 있는데, 이를 개별상이라고 한다. 보편상과의 관계를 놓고 볼 때 개별상은 보편상이 개별화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에 있어서 개별상은 각자의 특성을 가리키는 반면에 만물의 개별상은 일정한 종류의 특성, 즉 종차(種差)를 말한다.

2. 신성(神性)

하나님의 속성, 즉 원상에는 꼴의 측면인 신상뿐만 아니라 기능·성질·능력의 측면인 신성이 있다. 종래의 종교들이 말하는 전지·전능·편재성·사랑·창조주·심판주 등과 같은 신의 속성들이 모두 신성에 속하는 것인데, 통일사상 원상론은 그것들을 다 신성으로 인정하면서도 창조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고 현실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세 가지의 핵심적 신성을 제시한다. 그것이 바로 심정과 로고스 그리고 창조성이다.

먼저 심정이란 하나님 성상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서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는 정적인 충동’이다. 정적인 충동이란 마음의 뿌리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억제하기 힘든 소원 또는 욕망을 뜻한다. 즉 하나님의 심정은 하나님 마음의 뿌리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욕망, 한 없이 사랑하고 싶고 그 사랑을 통해 기쁨을 얻고자 하는 욕망, 억누를 수 없는 소원이자 욕망을 가리킨다. 사랑이란 혼자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는 말은 곧 사랑의 대상을 갖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정의 하나님에게 있어서 창조는 사랑의 대상을 갖기 위한 필연적이면서도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를 창조의 ‘심정동기설’이라고 한다.

심정은 하나님 성상의 핵심으로 지·정·의 기능이 성립하는 터전이 된다. 이처럼 지·정·의 활동을 통해 형성된 참된 가치실현의 문화를 가리켜 ‘심정문화’라고 부른다. 창조본연의 세계는 하나님의 심정과 이를 닮은 인간의 심정을 동기로 하여 사랑의 실현을 목표로 성립된 심정문화의 세계이다.

하나님의 신성 중 로고스는 창조에 관한 하나님의 말씀 또는 이법을 의미한다. 말씀은 하나님의 사고·구상·계획을 뜻하고, 이법은 이성과 법칙의 통일을 말한다. 로고스는 창조에 관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구상, 청사진 또는 계획안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안에는 심정을 기반으로 하면서 하나님의 이성과 법칙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로고스를 청사진으로 하여 모든 인간과 만물이 창조되었기 때문에 이 세계에는 이성적 요소인 자유성과 목적성 그리고 법칙적 요소인 필연성과 기계성이 서로 조화롭게 작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유와 필연의 관계가 이율배반의 관계가 아니라 사실은 조화와 통일의 관계이다. 예를 들어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가 레일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법칙이지만, 그 레일 위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행위는 기차의 자유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창조성은 심정을 동기로 한 창조의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내적 및 외적 사위기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여기서 내적 사위기대 형성이란 간단히 말해서 창조목적 중심의 로고스를 형성하는 것이며, 외적사위기대 형성이란 로고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존재를 생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창조성은 로고스 형성에 이어서 신생체를 형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원상의 구조

1. 수수작용과 사위기대

성상과 형상이 주체와 대상의 입장에서 서로 마주 대하는 상대적 관계를 맺고 공통목적을 중심한 상대기준을 조성하면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수수작용이라고 부른다. 성상과 형상의 수수작용에는 중심과 결과가 동반되기 때문에 수수작용에는 반드시 중심-성상(주체)-형상(대상)-결과의 네 가지 위치가 세워지게 되는데, 이와 같이 네 위치를 터로 하는 주체와 대상의 수수관계를 가리켜 ‘사위기대’라고 한다.

원상 내에서 심정이 중심일 때 사위기대의 결과는 합성체 또는 통일체가 되며, 그 사위기대를 가리켜 자동적 사위기대라고 한다. 반면에 심정을 터로 한 창조목적이 중심일 때 그 결과는 신생체 또는 번식체가 되는데, 이때의 사위기대를 발전적 사위기대라고 한다. 합성체는 존재, 생존, 존속, 통일, 현상유지 등을 뜻하며 신생체는 새롭게 출현되는 결과물, 즉 신요소·신개체·신현상을 뜻한다. 신생체의 출현은 발전을 의미한다. 또한 성상의 내부에서 내적 성상과 형상이 수수작용을 하여 사위기대를 이룰 때 내적 사위기대라고 하며, 성상과 형상이 수수작용을 하여 사위기대를 이룰 때 외적 사위기대라고 부른다. 사위기대는 이와 같이 자동적 발전적 사위기대, 내적 외적 사위기대가 맞물려 내적인 자동적 사위기대, 내적인 발전적 사위기대, 외적인 자동적 사위기대, 외적인 발전적 사위기대 등 네 종류의 사위기대가 존재한다.

원상은 내적인 자동적 사위기대와 외적인 자동적 사위기대를 통해 영원히 자존하게 되는데, 이를 가리켜 원상의 2단 구조라 한다. 내적인 발전적 사위기대를 통해 로고스가 창조되고, 외적인 발전적 사위기대를 통해 이 세계가 창조된 것을 가리켜 창조의 2단 구조라고 한다.

2. 정분합작용

사위기대가 중심-주체-대상-결과라는 네 요소들 간의 수수작용을 공간적 차원에서 다른 개념이라면, 정분합작용은 이를 시간적 차원에서 파악한 개념이다. 네 요소들의 수수작용에 있어서 중심이 선차적으로 세워지고, 그 다음에 주체와 대상이 정립되어 수수작용을 하고, 나중에 결과가 나타나므로 이와 같은 시간적 세 단계의 과정으로 파악하는 수수작용이 바로 정분합작용이다.

시간성을 띤 정분합작용의 개념은 특히 공산주의 유물변증법의 정반합(正反合) 법칙과 비교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유물변증법에 있어서 정-반-합의 형식은 모순에 의한 발전의 논리로서 정과 반이라는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에 의해서 사물이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실제에 있어서 통일은 무시하고 투쟁에 의한 발전만을 강조하는데, 이는 통일사상의 발전적 개념과는 맞지 않는다. 통일사상은 주체와 대상, 즉 상대물의 조화로운 수수작용에 의해서만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또한 발전은 반드시 공통목적을 중심으로 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데, 유물변증법은 발전에 있어서 목적의 개념을 부정한다. 따라서 공산주의의 정반합이론은 발전에 관한 현실 문제의 해결에 실패하였고, 수수작용을 시간적으로 파악한 통일사상의 정분합이론이 이를 대체해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본체론과 원상론

본체론은 우주의 근원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관한 이론으로서 일반적으로 사상체계의 기초를 문제 삼는 분야이다. 기존의 본체론과 통일사상의 원상론을 비교해 봄으로써 원상론이 가지는 특징 및 차별성을 알 수 있다.

기독교 사상의 본체론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 신론은 아우구스티누스 및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관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을 영(靈)으로 보고, 하나님이 무에서 질료를 만들어 세계를 창조하였다고 주장했으며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과 질료의 이론을 이어받아 하나님을 질료를 갖지 않는 순수형상의 최고로 이해했다. 이러한 하나님 이해는 정신을 근원적인 것으로 물질을 2차적인 것으로 보기 때문에 현실세계를 경시하고 정신의 세계, 영적인 세계, 사후의 세계만을 중요시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창조의 동기와 목적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동양사상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본체론은 정이천(程伊川, 1033-1107)로부터 주창되고 주자(朱子, 1130-1200)에 의해 확립된 이기설(理氣說)이다. 이(理)는 현상의 배후에 있는 무형의 본체를 뜻하고, 기(氣)는 질료를 의미한다. 주자는 이와 기 중에서 이를 보다 본질적인 것으로 보고, 이는 천지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내에 있는 윤리법칙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기설에 근거하여 현실생활은 천지의 법칙을 맞추기 위한 조화의 유지에 치중하게 되었고 사회적 윤리에 입각한 질서유지에 편중하게 되었다. 또한 모든 것을 법칙에 맡긴 나머지 자연과 사회의 변화와 혼란에 대해 방관적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생겨났으며, 자연을 지배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능동적 개혁의 방식은 경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밖에 헤겔의 절대정신, 쇼펜하우어의 맹목적 의지, 니체의 권력의지,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등 우주의 근원 및 신의 속성에 관한 여러 이론들이 존재했는데, 통일사상은 이러한 기존의 본체론들이 이성이나 의지 혹은 개념이나 물질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원상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지 못하였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정신만이 또는 물질만이 실체라고 주장하는 일원론이 나오게 되었고, 정신과 물질 모두가 실체라고 하는 이원론도 나타나게 되었다. 반면에 통일사상 원상론은 심정을 중심으로 하여 성상과 형상, 양성과 음성이 한 본질의 두 표현태임을 밝히며, 하나님의 창조의 동기와 목적 그리고 하나님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 말미암아 기존의 본체론을 보완하는 가운데 현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 ‘본체론’, ‘심정’, ‘이성성상’, ‘내적 성상’, ‘내적 형상’, ‘사위기대’, ‘정분합작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