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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연합 대사전은 천일국학술원에서 제공합니다.
이 사전은 2019년까지의 내용을 수록하였고 섭리의 변화에 따라 항목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dictionary_pt3-475

토착화 신학

土着化 神學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현지의 고유한 정신문화와 종교 가치에 적합한 신학의 수립을 목표로 하는 신학.

[내용] 서구 신학의 번역과 소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신학계에 대한 반성과 서구 신학의 답습에서 탈피하여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와 종교 가치에 적합한 한국적 신학의 수립을 목표로 하는 신학이다. 기독교의 복음을 한국의 토착적 종교와 문화 상황에서 어떻게 수용, 해석,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하였다. 말하자면 한국의 전통 종교와 문화에 대한 기독교적 해석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복음을 규명하고 진술하기보다는 복음이 적용되는 종교·문화적 상황을 탐구의 내용으로 삼는 일종의 ‘상황 신학(contexual theology)’이며 보수적이기보다는 진보적이다.

서구 기독교의 교리와 역사적 전통뿐만 아니라 한국(동양)의 종교와 문화의 전통도 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보며, 따라서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 및 사상 사이의 대화를 적극 모색하는 방법론적 특징을 지닌다. 이미 1930년대 들어 김교신의 무교회주의, 이용도의 예수교회, 최태용의 복음교회 등에 의한 ‘조선적 기독교’ 수립을 위한 신학적 모색이 있었으며, 진보주의 신학자 정경옥은 서구 신학의 토착적 해석과 적용을 시도하는 ‘신학의 향토화’를 시도했다. 토착화 신학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감리교신학대학의 윤성범, 유동식, 변선환 교수 등에 의해서였다. 윤성범은 『기독교와 한국사상』(1964), 『한국적 신학: 誠의 해석학』 등을 통하여 한국의 전통 종교와 문화 속에 기독교적 요소가 선험적으로 존재했다는 점을 규명하고자 했다. 유동식은 『한국 종교와 기독교』(1965), 『한국 무교의 역사와 구조』(1975), 『풍류도와 한국 신학』(1992) 등의 저술에서 한국인 고유 무교와 풍류도를 중심으로 풍류 신학을 전개했다. 변선환은 기독교와 선불교의 대화에 초점을 두어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모색했다. 토착화 신학은 시작부터 보수 신학의 비판을 받았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고 혼합주의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 신학은 보수 신학계와 기독교계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1992년 자신이 속했던 감리교단의 종교재판을 받고 목사직을 박탈당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면서 보수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피선교지 토착교회 지도자들의 주체적 신학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것은 토착화 신학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