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론
理氣論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우주와 인간의 생성근원을 이(理)와 기(氣)의 두 원리로 설명한 성리학의 이론.
[내용] 중국 남송대의 학자 주희에 의해 완성된 성리학은 우주 속에 있는 모든 유형적 존재는 이와 기로 구성되며, 이와 기에 의해 생성되고 변화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이는 사물의 존재 및 생성과 관련된 근본법칙 또는 이치로서 모든 사물은 이의 법칙성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이는 무형, 무위로 직접 감각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닌다. 기는 구체적 사물의 존재와 생성에 관련된 질료(質料) 내지 형질(形質)을 의미한다. 기는 모든 사물을 이루는 데 있어서 필요한 현상적 요소로 직접 감각하고 경험하거나 변화할 수 있는 유형, 유위(有爲)의 특성을 갖는다. 성리학은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불변의 원리인 이와 사물의 현상적 요소인 기는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고 본다. 이기(理氣)는 상호 역할 관계를 구별한 것에 불과하며 양자는 이기불상리(理氣不相離)의 관계에 있다.
『통일사상요강』은 이기론을 현상의 배후에 있는 무형의 본체인 이와 질료인 기를 우주의 근본원리로 여기는 사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기론은 현실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이론이라고 지적하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이기에서 왜 만물이 생기게 되었는가 하는 그 동기와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우주창조의 목적과 방향이 모호하기 때문에 현실의 도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치의 절대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두 번째로 이기론은 사회변혁의 중요성을 간과하였다. 이기론은 천지의 법칙에 따르는 조화의 유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윤리에 입각한 사회의 질서유지를 강조하였다. 그 결과 모든 것을 법칙에 맡긴 나머지 자연 및 사회의 변화나 혼란에 대해서는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였고, 보수주의로 흘러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개혁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