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靈 / Spirit, Pneuma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마음, 정신과는 구별되는 일종의 생명 원리.
[내용] 사람의 본질을 이루는 일종의 생명 원리를 말하며, 마음 또는 정신과는 구별된다. 이 말은 문화와 종교에 따라서 사용하는 의미가 다르다. 영어로는 soul이나 spirit, 고대 그리스에서 프시케, 인도 사상의 ātman 또는 puruṣa로 표현된다. 본래 프시케는 ‘호흡’을 의미했는데, 이로부터 초자연적 존재를 생명의 원리로 보는 사고가 발달했으며, 마침내 그것을 신적 실재 또는 인격이나 정신의 근원으로 보는 관념이 생겼다. 기독교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영혼 개념을 계승했지만, 나중에 육체와 영혼을 둘로 나눈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고대 히브리 사람들은 영혼을 육체와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영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루아’(ruah)는 원래 ‘호흡’을 의미하는 말로 생기를 나타내며, 마치 바람처럼 들을 수 있고 나무의 흔들림처럼 볼 수 있는 물질적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기독교는 이러한 영육 일원적인 인간관에서 탈피하여 영혼을 육체와 달리 초인간적이고 영원한 성격을 지닌 실체로 규정하였다.
기독교 신학에서 영혼은 육체와 전혀 다른 존재일 뿐만 아니라 신과도 다른 차원의 원리로 간주된다. 인도 사상의 아뜨만이나 뿌루샤는 육체와 마음을 포함하는 몸과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점에서 기독교 신학의 영혼과 공통된다. 그러나 인도 사상에서 아뜨만 또는 뿌루샤는 기독교 신학의 영혼과는 달리 신 그 자체이다. 아뜨만은 브라흐만과 다르지 않다. 기독교의 영혼이 단지 신적인 존재라면, 아뜨만은 신 그 자체이다. 기독교 전통에서 영혼은 신체를 기반으로 거기에 자유롭게 출입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규정되지만, 아뜨만은 영원불변이며 움직임이 없다. 움직임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호흡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학의 영혼은 오히려 인도 사상의 쁘라나(prāṇna, 生氣)에 가깝지만 쁘라나에는 심의(心意) 기능이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기독교 신학의 영혼은 인도 사상의 심체(心體), 즉 쁘라나에 의근(意根, manas)과 식(vijÑāna)을 통합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불교는 본래 무아설을 종지로 하며, 상주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로서의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윤회의 주체 문제, 정토불교에서 왕생의 주체 문제와 관련하여 가아(假我)로서의 영혼 개념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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