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
煉獄 / Purgatory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장소.
[내용] 가톨릭 교리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살아 있는 동안 지은 죄를 씻고 천국으로 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머물게 된다고 믿는 장소이다. 정죄계(淨罪界) 또는 정화소(淨化所)라고도 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1030-1032)에 따르면 연옥은 천국으로 가기에는 자격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지옥으로 갈 정도의 중죄를 짓지 않은 영혼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곳에 머무는 영혼들은 세상에 사는 동안 회개하지 못한 가벼운 죄들을 정화하는 시간을 보낸다. 연옥은 심판의 공간이 아닌 정화의 공간이므로 연옥으로 들어간 영혼들은 지옥으로 가지 않는다. 다만 죄의 경중이나 이승에서의 회개와 선행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연옥에서 머무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체류 기간을 가톨릭에서는 신의 뜻이 작용한 신비로움이라고 정의한다. 정화의 수단으로는 ‘정화하는 불(purgatorius ignis)’로 말해지는데, 이는 신약성서 고린도전서 3장에 기록돼 있는 ‘심판의 날에 내려질 불’에 의거한 것이다.
저승과 이승 사이의 중간 세계에 대한 사고는 초기 기독교시대 이전부터 동서양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고대 인도의 베다시대에도 빛과 어둠 사이에 있는 중간 세계에 대한 언급이 있으며, 유대교의 스올(Sheol) 또한 지옥과 낙원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망자들이 대기하는 어두운 공간이라는 점에서 연옥과 유사하다. 연옥은 가톨릭교회의 주요 교리 중 하나지만, 개신교는 연옥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저승이 천국과 지옥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며 중간의 연옥은 없다는 것이다. 개신교에서는 성서에 연옥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반면에 가톨릭에서는 구약성서 마카베오 하권(12:41-45)의 ‘죽은 자들의 구원을 위한 기도’와 신약성서 루가복음(16:19-26)과 고린도전서(3:10-15) 그리고 마태오복음(12:31-32) 등에서 ‘죄의 용서 받음’과 ‘망자의 대기’ 그리고 ‘불의 정화’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따라서 연옥의 성서적 근거라고 주장한다.
☞ ‘지옥’, ‘천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