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문화
心情文化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심정을 터로 하여 진·선·미의 가치가 실현되고 지·정·의의 기능과 그 총체적 활동이 조화롭게 통일되는 문화.
[내용] 심정은 하나님의 근본속성이다. 심정은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성상의 핵심으로서 ‘사랑을 통해서 기쁘고자 하는 정적인 충동’이라고 정의된다. 정적인 충동이란 마음속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억제하기 어려운 소원 또는 욕망을 의미한다. 한없이 사랑하고 싶은 정적인 충동으로 인해 하나님에게는 사랑의 대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으며, 이는 곧 창조의 동기가 되었다. 즉 심정이 동기가 되어 창조의 전 과정이 펼쳐진 것이다.
하나님을 닮아 창조된 인간의 핵심적 속성도 심정에서 찾을 수 있다. 심정이 성상, 즉 마음의 핵심이라는 것은 마음의 기능인 지적 기능, 정적 기능, 의적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뜻이다. 지(知)는 인식하는 능력으로서 진(眞)의 가치를 추구하고, 정(情)은 희로애락을 느끼는 능력으로서 미(美)의 가치를 추구하며, 의(意)는 결의하는 능력으로서 선(善)의 가치를 추구한다. 이러한 진·선·미의 가치 추구는 모두 심정을 동기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지적 기능은 지적 활동을 이끌고, 정적 기능은 정적 활동을 이끌며, 의적 기능은 의적 활동을 이끈다. 인간의 지적 활동에 의해서 철학과 과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분야가 발달하게 되고, 정적 활동에 의해서 회화·음악·조각·건축 등의 예술분야가 발달하게 되고, 의적 활동에 의해서 종교·윤리·도덕·교육 등의 규범분야, 즉 당위의 분야가 발달하게 된다. 문화 혹은 문명이라는 것은 이러한 학문분야, 예술분야, 규범분야의 총화, 즉 인간의 지적·정적·의적 활동의 성과의 총화를 의미하므로 결국 문화는 마음의 핵심인 심정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심정을 통해 진·선·미의 가치가 실현되고 지적·정적·의적 활동이 조화롭게 통일되는 문화를 가리켜 심정문화(心情文化)라고 부른다.
타락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하나님의 그 심정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기 쉽기 때문에 생심이 육심에 주관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지적인 능력만 발달한 채 정적으로 미숙하거나 선을 행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경우가 자주 생긴다. 따라서 그러한 인간들이 만들어 가는 세계 속에는 지적 활동, 정적 활동, 의적 활동이 조화와 통일을 이루지 못하여 분열된 문화가 나타나기 쉽다. 하지만 창조본연의 세계에서는 하나님의 심정과 인간의 심정이 완전하게 공명하면서 닮아 있다. 인간이 하나님의 심정을 상속받아 심정적 존재가 되면 지·정·의는 균형적으로 발달하고, 또 가치를 추구하는 생심이 주체의 입장에서 육심을 주관하면서 원만한 수수작용을 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창조본연의 인간들이 하나님의 심정을 닮아 참사랑의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지적 활동, 정적 활동, 의적 활동의 조화와 통일을 이루게 되면 그 결과가 그대로 심정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경제활동에 있어서 인간은 돈 버는 것만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아 왔지만, 본연의 세계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가난한 생활을 하는데 자기만이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되면 마음에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돈을 많이 모으면 이웃이나 사회에 베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고, 또한 기업 활동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하게 된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에서도 사람들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심정을 닮아 참사랑을 실천하려고 할 때 인간의 모든 활동 분야, 즉 학문 분야와 예술 분야 그리고 규범 분야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합목적적으로 조화와 통일을 이루게 된다. 심정이 추구하는 것, 즉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는 억제하기 힘든 욕망이 문화 활동의 전 영역을 하나로 아우르며 사랑의 문화와 통일의 문화를 이끄는 것이다. 참다운 문화, 항구적인 문화는 오직 하나님의 심정을 터로 한 문화, 즉 심정문화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미래 사회는 진·선·미의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일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경제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풍요로운 사회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가치를 실현하면서 그 가치를 즐기는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에도 미래 사회의 문화는 진·선·미의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하면서 사랑의 기쁨을 누리려고 하는 심정문화가 펼쳐질 것임을 알 수 있다.
☞ ‘심정’, ‘통일사상 가치론’, ‘생심’, ‘참사랑’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