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心情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는 정적인 충동.
[내용] 심정은 한국 문화 속에서 오랜 시간 사용되어 온 용어로서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의미한다. 마음을 뜻하는 ‘심(心)’과 ‘일어남’을 뜻하는 ‘정(情)’의 합성어로서 마음의 움직임 혹은 그 움직인 마음의 정황 등을 가리킨다. 즉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품은 심리 상태로 마음이 일어나고 움직인 것을 의미한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이 심정이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설명할 때 하나님의 핵심 속성으로 심정을 말하기 때문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많은 문헌들 속에서 발견되는 심정이라는 용어의 의미는 대부분 한국 사회에서 사용되어 온 일반적인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한다고(마태복음 11:5)고 한 말씀에는 세례 요한과 유대인들의 불신에 대한 예수님의 비감한 심정이 어리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다.”(원리강론, p.176)는 문장을 보게 될 때, 심정의 일반적 의미와 같은 선상에서 심정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심정을 독특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이해하기도 한다. 『통일사상요강』에 따르면, 심정은 하나님의 마음에 해당하는 성상의 핵심으로서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는 정적인 충동’이다. 정적인 충동이란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억제하기 어려운 소원 또는 욕망을 말한다. 하나님은 심정의 하나님으로서 사랑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며, 이러한 욕망은 사랑의 대상을 갖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욕망으로 이어진다. 하나님의 창조는 이와 같은 심정이 동기가 되어 사랑의 대상을 세우기 위해 벌어진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이기 때문에 그 사랑의 대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창조는 필연적이었으며,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통일사상요강』의 심정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랑하고 싶은 충동에 의해 기쁨을 얻고자 하는 충동이 촉발된다. 즉 사랑의 충동이 1차적이라면, 기쁨의 충동은 2차적이다. 따라서 사랑은 무조건적인 충동이지 기쁨을 위한 수단이 아니며, 기쁨은 사랑의 필연적인 결과로 뒤따르는 것이다. 사랑과 기쁨은 표리관계에 있으며 기쁘고자 하는 충동은 사랑하고자 하는 충동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심정은 성상의 핵심이기 때문에 마음의 지적 활동, 정적 활동, 의적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심정은 정적인 충동력으로서 이 충동력이 지적 기능, 정적 기능, 의적 기능을 부단히 자극함으로 말미암아 그 결과로 지적 활동, 정적 활동, 의적 활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의 지적 활동에 의해 철학·과학 등의 여러 학문 분야가 발달하게 되고, 정적 활동에 의해 회화·음악·조각·건축 등의 예술 분야가 발달하게 되며, 의적 활동에 의해 종교·윤리·도덕·교육 등의 규범 분야가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학문 분야와 예술 분야 그리고 규범 분야의 총화, 즉 인간의 지적·정적·의적 활동의 총화가 바로 문화이기 때문에 심정은 결국 문화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사상요강』은 이러한 문화를 가리켜 ‘심정문화’라고 부른다.
타락으로 인하여 심정의 충동력이 이기심을 위한 충동력이 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사회는 많은 혼란과 갈등 그리고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간 마음의 중심에 심정의 충동력을 다시금 활성화시킴으로써 전 세계의 문화를 하나님을 중심한 심정문화로 전환시켜야 한다. 심정을 동기로 하고 사랑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심정의 문화, 사랑의 문화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통일사상요강』의 심정에 대한 이해는 분명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온 한국 사회 속 심정의 의미와는 다른 것이다. 하지만 심정의 일반적 의미가 마음의 일어남을 말하고 있고, 『통일사상요강』의 심정은 정적인 충동을 말하고 있는 점을 보게 될 때 어느 정도의 유사함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한국 문화 속의 일반적인 심정의 의미는 원인이 결여된 현상만을 가리키고 있는 반면에 『통일사상요강』은 그 현상의 근원적 동기, 기원을 명시하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심정의 기원은 하나님의 심정으로서 궁극적으로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는 지향성을 갖고 있지만, 그 성취의 여부에 따라서 다양한 심리 상태가 파생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한국 문화 속의 심정은 이 파생적 현상만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사랑을 통해 기쁘고자 하였던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심정의 일반적 이해에 부여함으로 말미암아 심정에 대한 통전적 이해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하나님의 심정이란 단순히 기쁨을 얻고자 하는 특정한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다양한 심리 상태의 궁극적 원인이자 지향점으로서 ‘심정의 심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 ‘4대 심정권’, ‘심정문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