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단론
闢異端論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정통을 수호하기 위해 이단을 배척하는 유교이론.
[내용] 이른바 정통을 수호하기 위해 이단을 물리쳐야 한다는 이론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종교, 특히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이단이라는 말은 공자의 말에서 비롯된 것인데 “중용에서 벗어난, 기이하고 극단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단에 전념하면 해로울 뿐이다(攻乎異端斯害也已)”라고 하였다. 그 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벽이단론을 내세운 사람은 공자의 도통을 이은 맹자였다. 맹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주창한 양주(楊朱)와 극단적인 이타주의를 주창한 묵적(墨翟)의 학설을 이단으로 규정하였으며, 이를 물리치고 공자의 사상을 수호하고자 했다.
당나라 말기 한유(韓愈:768-824) 등의 유학자들은 불교와 도교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운동을 벌였다. 불교는 지나치게 정신적인 수행에 치중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을 등지게 하고, 그 반대로 도교는 지나치게 육체적인 삶에 치중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도덕적으로 타락하게 만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서양문물이 유입되던 청나라 때에도 당시의 유학자들 사이에는 천주교와 서양의 물질주의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배격하는 벽이단운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말선초에 불교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배척하는 운동이 있었는데, 『불씨잡변』을 저술한 정도전이 중심인물이었다. 조선 후기 이항로 등의 유학자들이 주도했던 위정척사(衛正斥邪)운동 또한 천주교와 서양의 물질주의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배격하는 벽이단운동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