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無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존재와 대립하는 상대적 의미의 비존재나 없음을 뜻하거나 유무의 대립 너머의 근원적 전체나 절대적 상태를 가리키는 말.
[내용] 일반적으로 있음(유), 존재의 반대항으로 상대적인 없음, 비존재를 의미한다. 다른 맥락에서는 유와 무의 대립관계를 넘어서 그 이전의 근원적이고 초월적이며 어떤 것으로 규정되지 않는 절대적인 무를 의미하기도 한다. 존재 중심의 서양철학에서 비존재, 허무로서의 무는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부정적인 것으로 정의되고, 존재의 결여나 없음이라는 소극적인 의미로만 다루어졌다. 그리스도교의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 교리나 신비주의적 부정신학이 하나님의 유일, 절대, 초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무가 철학적 주제로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은 사르트르와 하이데거 등의 실존주의철학에 의해서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현존재 속에 불안으로 나타나는 죽음, 즉 무를 도입하여 존재 중심의 형이상학 전통을 비판했으며 샤르트르는 인간 실존의 존재 규정에는 이미 무, 즉 부정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하여 존재와 무를 대등하게 다뤘다. 또한 동양사상에서 무는 불교의 무아(無我)나 공(空) 사상에서 연기에 의해 생멸할 뿐 실체가 없는 세계의 진상, 도가 철학 등에서 세계(우주)를 산출하는 근원으로서의 도와 동일시되는 형이상학적 근원으로 여겨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