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기독교 노예도덕을 비판하며 ‘권력에의 의지’를 강조한 19세기 독일 철학자.
[내용]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는 독일 철학자 니체(F. W. Nietzsche, 1844-1900)는 19세기의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이다. 그의 철학에 있어서 핵심 전제는 ‘행위자’(doer)와 ‘행위’(doing)의 구분을 철저히 부정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행위일 뿐 행위자는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 낸 형이상학적 허구라는 것이다. 니체는 이러한 구분이 인간을 병들게 만들고 온갖 사회적 병폐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니체는 기독교 윤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독교 윤리야말로 헌신, 자비, 연민, 자기부정 등의 허구적 개념을 강조함으로써 인간 삶의 의지를 소위 온당한 기쁨이라는 명목 아래 무력화시킨다고 보았다. 또한 죄의식을 통해 약자들의 원한이 바깥을 향하지 않고 가상의 내면세계, 즉 그들 자신을 향하게 함으로써 끊임없이 자기를 비하하며 강자에게 더욱 순종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는 이렇게 변질된 기독교 윤리를 비판하는 맥락 속에서 나온 것이며, 근본적으로 플라톤 이후 2천 년 이상 이어 온 서양 문명의 형이상학적 태도 전반을 비판한 것이다.
니체에게 있어서 삶의 허구적 요소를 걷어내고 당당히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명력을 전적으로 발휘하며 살아가는 방법뿐이다. 그저 무의미한 일상이 죽음을 향해 무한히 반복되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생명력으로 모든 생의 고통을 견디는 동시에 생을 절대적으로 긍정하여 자신을 보존하고 자유를 누려야 한다. 이러한 세계는 각각의 존재가 서로 ‘권력에의 의지(Wille zur Macht)’를 발휘하며 살아가는 복잡다단한 힘의 집합체와 다름 아니다. 여기서 니체는 가장 건강한 인간, 즉 권력에의 의지를 전적으로 발휘하며 사는 인간을 ‘초인(Ubermensche)’이라고 불렀다.
통일사상의 관점에서 볼 때, 니체의 이상적 인간상인 ‘초인’은 영인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육신의 육심(본능)에만 충실한 존재이다. 이는 인간의 가치가 영성이 배제된 동물적 존재로 격하된 것이다. 인간은 마음과 몸, 즉 성상과 형상의 이성성상의 통일체로서 사랑을 중심으로 주체인 성상이 대상인 형상을 주관하며 살 때 비로소 완성할 수 있다. 니체는 인간의 형상적인 면을 중시한 나머지 성상적인 측면을 간과한 것이다. 다만 니체의 기독교 비판에는 피안의 세계에만 집중하여 지상의 생활을 경시하는 태도에 경고를 주는 의미가 들어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 ‘초인’, ‘영인체’, ‘육신’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