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미노제
Numinose, Das numinose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루돌프 오토가 압도적 권위와 두려움, 매혹의 감정을 일으키는 신비로서의 성스러움에 대한 근원적 체험이 가지는 초합리적(누멘적) 차원을 기술하기 위해 고안한 개념.
[내용] 누미노제는 독일의 신학자이자 종교학자인 루돌프 오토(R. Otto, 1869-1937)가 1917년 출간한 『성스러움(Das Heilige)』에서 합리주의와 윤리적 성격으로 채색된 기존의 신 혹은 성스러움(heilig, sacred) 개념으로 파악되지 않고 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는 종교적 감정과 체험의 원초적 본질을 포착하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다. 오토는 아직 명확한 표상을 갖추지 않은 초자연적 존재를 의미하는 라틴어 누멘(numen)의 형용사형인 누미노스(numinos)로부터 ‘누멘적인 것’을 뜻하는 누미노제(Das Numinöse)라는 명사형을 새롭게 만들어 개념이나 도덕 혹은 다른 무엇으로 환원될 수 없고 그 자체로 이해되어야 하는 누멘적인 것에 대한 경험으로서의 종교의 독자성을 기술하고자 하였다. 그에 따르면 누미노제 체험은 명확한 개념적 파악과 표현을 거부하는 합리적인 것 이전의 신비로서 절대적 존재에 대한 전적 의존성에 대한 피조물적 감정, 두려움(전율)을 자아내는 압도적 신비(mysterium tremendum)이며 동시에 마음을 끌어 매혹하는 신비(mysterium fascinans)로서 양면성을 내포한다.
오토의 누미노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주지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 종교이해와 진화론의 영향 하에 등장한 애미니즘, 마나이즘, 원시일신론, 프리애니미즘, 주술 등 다양한 종교기원론의 흐름을 비판하고, 슐라이마허의 종교론의 영향을 받아 종교현상의 고유한 본질을 합리적 이성보다는 누멘적 감각과 그에 대한 감정과 같은 비합리적 혹은 초합리적 차원에서 찾으려고 한 초기 종교현상학을 특징짓는 개념이다.
☞ ‘루돌프 오토’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