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원인론
機會原因論 / Occasionalism
항목체계 사상교리
[정의] 정신과 신체 사이에 신이 개입하여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이론.
[내용] 게일링크스가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과 몸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서로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의지를 원인으로 하여 나타난다고 주장한 학설이다. 데카르트(R. Descartes, 1596-1650)의 심신이원론(心身二元論)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과 신체는 각각 사유실체와 연장실체로서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완전히 상이한 이 두 실체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데카르트는 적절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였는데, 철학사에서는 이를 ‘마음과 몸의 문제(the problem of mind and body)’라고 부른다. 데카르트의 철학을 이어받은 게일링크스(A. Geulincx, 1624-1669)나 말브랑쉬(N. de Malebranche, 1638-1715)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회원인론(機會原因論)을 주장하였다. 게일링크스에 따르면 신체 내에 어떤 운동이 벌어질 때 신은 이것을 ‘기회(occasion)’로 삼아 정신 내에 그것에 상응하는 운동을 일으키며, 마찬가지로 정신 내에 어떤 운동이 일어날 때 신이 그것을 기회로 하여 신체 내에 그것에 상응하는 운동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즉 마음과 몸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서로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의지를 원인으로 하여 나타난다는 것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통일사상요강』은 이와 같은 기회원인론을 지극히 방편적인 설명에 불과할 뿐 전혀 실제와 맞지 않은 이론으로 간주한다. 정신과 물질을 완전히 이질적인 두 실체로 구분하는 데카르트의 주장부터 잘못된 것이다. 『통일사상요강』에 따르면 정신과 물질, 즉 성상과 형상은 동일한 본질적 요소의 두 가지 표현태(表現態)로서 서로 닮아 있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 ‘데카르트’, ‘심신이원론’, ‘게일링크스’, ‘성상과 형상’, ‘표현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