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비주의
基督敎 神秘主義 / Christian mysticism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신에 대한 직관, 계시, 합일의 경험을 추구하는 그리스도교 사상과 신앙의 조류.
[내용] 신비주의는 신적 본질이나 궁극적 실재와의 합일 체험과 심오한 직관적 이해를 추구하는 종교적 현상이다. 신앙의 깊은 차원에서 직접 체험과 직관적 이해를 열망하는 신비주의의 성격상 개인주의적이고, 교리나 의식의 외적 형식과 제도에 구애되지 않거나 그에 대해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기독교는 초월적 절대자이며 창조주인 신과 피조물인 인간의 근본적 차이를 강조하면서 신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는 신비주의를 경계하기도 하지만, 인간을 신의 모상(Imago Dei)으로 이해하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이 돼(성육신) 대속의 피를 흘린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신비적 연합(mystic union)을 고백하는 종교로서 그리스도를 통한 신과 인간의 화해에 대한 심화된 신앙은 기독교 신비주의로 나타났다. 기독교 신비주의의 원형은 교의적으로 아들 예수님과 성부의 하나 됨 혹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체험한 바울과 베드로 등 사도들의 성령 체험이다. 그러나 교회가 제도화되면서 자유로운 성령 체험의 위험을 지적하고 교회의 성사와 의례를 그 통로로 공식화함에 따라 그에 대응하여 등장한 사막 교부들과 수도원의 영성주의를 기독교 신비주의의 역사적인 효시로 본다. 신비주의는 기독교사에서 제도적 교회와 긴장을 유지하면서 쇄신하고 개혁하는 영적 운동으로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비주의는 성령의 도움으로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께 도달하고자 하는 기독교 영성 생활의 일부로서 죄로부터의 정화(purgation, purification), 그리스도를 입어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조명(illumination), 마지막으로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을 찾고 그분의 현존을 생생하게 의식하며 행복을 느끼는 일치(一致, unification)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독교 신학은 신비 신학을 수덕 신학과 함께 영성 신학의 일부로 보며 하나님에 대한 직관, 계시, 신비적 일치와 같은 특수한 은총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내밀한 지식에 접하고자 하는 기독교 신비주의가 도피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는 일상적 생활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덕행을 쌓는 생활에 의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된다.
중세 기독교의 성 프란체스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십자가의 요한, 아빌라의 테레사 등이 대표적인 기독교 신비가들이었다. 한국 기독교 전래 초기 감리교 목사였던 이용도도 십자가의 고난, 성애적 사랑을 통한 예수님과의 신비적 합일을 추구한 신비주의자였다. 초기 한국 기독교에서는 기성교단의 교리나 의식을 넘어 예수님과의 합일, 하나님의 직접 계시를 경험하고 추구하는 신비주의적 신앙운동을 통해 토착적이고 한국적인 기독교운동이 태동하였다. 기독교 신비주의는 정통 교단에 의해 이단으로 정죄되고 새로운 종교운동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기독교는 기독교 신비주의를 삼위일체와 은총 및 성사에 대한 교리와 공교회의 제도 하에 수렴시키려고 하지만 그 경계를 넘어서는 경우에 이단, 혼합주의, 영지주의, 우상숭배 등의 개념을 통해 비판하거나 배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