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속화
Desecularization
항목체계 종교일반종교학
[정의] 종교가 세속적인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내용] 종교가 세속화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다시 말하여 종교가 다시 사회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세속화의 과정에 역행한다는 의미에서 반(反)세속화라고도 불린다. 19세기 이래 사회연구에서 이른바 사회진화론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종교에 대한 인식도 사회진화론적인 인식에 맞추어져 있었다. 즉 종교는 미성숙한 인간의 무지를 반영하는 것이며, 과학이 발전하고 사회가 진보할수록 종교의 영역이 축소되고 소멸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은 지난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정설로 받아들여졌으며, 사회에서 종교 영역의 축소와 쇠퇴를 설명하는 이론이 곧 세속화론이다. 실제로 종교사회의 변화는 세속화론에 일치하는 것으로 보였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기술의 향상 등으로 개인이나 사회는 더 이상 종교에 의지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학자들은 유럽 사회에서 기독교의 쇠퇴와 종교적 영향력의 감소현상을 종교세속화의 가장 확실한 증거로 제시했고, 세속화론은 한동안 자명한 논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종교세속화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회진화론으로 보면 당연히 쇠퇴하고 몰락해야 할 종교가 실제로는 그 반대의 현상을 보인 것이다. 세계의 주요 종교들에서 종교 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은 그동안의 종교세속화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이며, 인간의 사고능력이 성숙하고 사회가 발전해도 결코 종교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와 같이 그간의 세속화론을 역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상을 종교의 탈세속화라고 한다. 종교의 탈세속화를 주장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사회진화론의 결론과는 달리 지금까지 종교가 몰락하지 않고 심지어 확장돼 온 것은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실존에 대한 해답이나 도덕성의 기준 제시자로서 종교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종교는 여전히 그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며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 종교의 탈세속화 과정을 가장 예리하게 지적한 학자는 피터 버거(Peter L. Berger)인데, 역설적이게도 그는 1960년대 이후로 줄기차게 종교의 세속화를 주장해 온 학자이다.
☞ ‘세속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