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슬기로운 학습법’에서는 글을 잘 읽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긴 글을 읽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고요. 그리고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중심 소재 찾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두 번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서술어’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글을 읽을 때, 먼저 중심 소재를 찾고 문장의 ‘주어’가 어떤 ‘서술어’와 대응되는지를 파악한다면, 긴 문장이나 익숙하지 않은 소재의 글을 읽을 때도 도움이 됩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 국어 수능 출제 위원이 나온 적이 있는데요, MC가 직업 때문에 생긴 직업병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에 출제 위원은 “국어 문법에 잘 맞는지 보게 돼요.”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한 MC를 빤히 쳐다보면서 “어떤 분이 말씀하실 때 문장이 잘 호응이 안 되어서, 뒤에 서술어가 없거나 주어하고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어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시겠죠?”라고 말해서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수능 문제를 출제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는 걸 보면 문장에서 서술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서술어는 무엇일까요? 아마 국어 수업 시간에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쉽게 말해서 서술어란 문장에서 ‘설명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요소’, 즉 문장 성분입니다. 서술어가 중요한 이유는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지난 글에서는 중심 소재를 찾는 게 중요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두 번째 단계로 ‘무엇에 대해서 설명하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야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뜻인데요. 한편으로는 한국어에서 서술어가 문장의 가장 마지막에 오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명해주는 말인 서술어가 문장의 가장 끝에 오니까 당연히 끝까지 들어봐야겠죠.
위 문장에서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는 ‘먹었다’는 이 문장의 서술어가 됩니다. 그리고 이 서술어가 나타내는 주체인 ‘철수는’을 주어라고 하지요. 조금 더 복잡한 문장을 볼까요?
이 문장은 사실 두 문장이 합쳐진 문장입니다. ‘철수는’을 설명하는 서술어는 ‘먹었다’이고, ‘사과를(사과가)’을 설명하는 서술어는 ‘맛있는(맛있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위 예시의 문장은 비교적 짧아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문장이 많이 길어지거나 여러분에게 익숙하지 않은 주제에 대한 글을 읽을 때에도 이와 같이 ‘설명되는 주체’와 ‘서술어’에 주목해서 읽으면 글의 의미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
(성화랑 2021년 봄호, 112~1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