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학교 3학년 대상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2050년에 전 세계 인구는 90억 명을 넘을 것이며 그에 따라 식량 생산량도 늘려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산물의 생산량을 늘리듯 식량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는 없다. 곡물이나 가축을 더 키우기 위한 땅과 물이 충분치 않고, 가축 생산량을 마구 늘렸을 때 온실 가스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유엔 식량 농업 기구에서 곤충을 유망한 미래 식량으로 꼽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사람들이 보통 ‘작고 징그럽게 생긴 동물’로 인식하는 곤충이 식량으로서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식용 곤충은 매우 경제적인 식재료이다. 누에는 태어난 지 20일 만에 몸무게가 1,000배나 늘어나고, 큰 메뚜기의 경우에는 하루 만에 몸집이 2배 이상 커질 수 있다. 이처럼 곤충은 성장 속도가 놀랍도록 빠르다. 또한 식용 곤충을 키우는 데 필요한 토지는 가축 사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적으며 필요한 노동력과 사료도 크게 절감된다. 식용 곤충의 또 다른 장점은 영양이 매우 풍부하다는 것이다. 식용 곤충의 단백질 비율은 쇠고기, 생선과 유사하고 오메가3의 비율은 쇠고기, 돼지고기보다 높다. 게다가 식용 곤충은 건강에 좋은 리놀레산, 키토산을 비롯하여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까지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또한 식용 곤충 사육은 가축 사육보다 친환경적이다. 소, 돼지 등을 기를 때 비료나 분뇨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는 지구 전체 온실 가스 발생량의 18%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갈색거저리 애벌레, 귀뚜라미 등의 곤충을 기를 때 발생하는 온실 가스는 소나 돼지의 경우보다 약 100배 정도 적다. 이처럼 식용 곤충은 경제적이면서도, 영양이 풍부하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자원의 고갈과 환경 파괴의 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미래 식량이다. 따라서 식용 곤충과 관련한 산업을 보다 활성화하고, 요리 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하며,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는 등의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
위의 글에서 중심 소재를 찾아 봅시다. 먼저 반복되는 단어를 찾아 봅니다. ‘식량’, ‘식용 곤충’, ‘가축’ 등의 단어가 눈에 보입니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누에’와 ‘큰 메뚜기’를 언급하고 있고, 세 번째 문단에서는 식용 곤충이 함유하고 있는 영양분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중심 소재는 ‘식용 곤충’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단계, ‘식용 곤충’에 대해 글쓴이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글에는 식용 곤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식용 곤충의 종류, 함유하는 영양분, 기를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 등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축과 비교하기도 하네요. 글쓴이는 아마도 식용 곤충이 다른 식량보다 어떤 점이 좋은지, ‘장점’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마지막 문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이 글의 중심 소재는 ‘식용 곤충’이며, 글쓴이는 ‘식용 곤충의 장점’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고 따라온 분들 중에는 ‘너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소재가 더 어려워지거나, 복잡하고 긴 글일 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중심 소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스스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글을 읽을지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되지요. 이처럼 글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방향을 정하게 되면, 어렵고 정돈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정보들도 보다 체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위에 제시된 글에 대한 시험 문제는 ‘이 글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보기>에서 찾는 것이었습니다. 글쓴이가 ‘무엇’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지, 즉 ‘중심 소재’를 찾아서 글쓴이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파악한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글의 ‘중심 소재’를 파악하고,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럼 오늘 함께 나눈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글을 잘 읽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1.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2. 글의 중심 소재를 알면 글의 전체적인 방향,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글의 중심 소재는 반복되는 낱말이나 구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소재에 대해 글쓴이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끝)
(성화랑 창간호 108~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