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글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혹시 이와 같은 질문을 해본 적이 있나요? 사실 국어를 가르치는 저 역시도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왜 우리는 우리말을 사용하는데도 한글로 된 글을 읽기가 어려운 걸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글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뜻일 겁니다.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간단한 글이 아니라 여러 단락으로 이루어진 긴 글을 읽을 때는 더 많은 에너지와 글을 이해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영상이 더 익숙한 시대에 우리는 누군가가 잘 정리해준, 편집된 글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제는 인터넷 검색을 해서 글을 읽기보다는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정보를 접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지요. SNS에서도 글을 길게 쓰기보다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을 짧게 옮겨 적게 되고요. 일상 속에서 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긴 글을 읽는 것이 점점 더 어렵습니다. 요즘 인터넷 게시판에 긴 글을 쓰려면 마지막에 ‘세 줄 요약’을 달아야만 글이 읽힐 정도입니다.
정리하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긴 글을 접하는 경험이 적어지다 보니 글을 읽는 힘이 점점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긴 글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처럼요.
그렇지만 글을 독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글 읽는 연습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글을 읽을 때 ‘중심 소재’를 찾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는 것입니다.
‘중심 소재’란 글에서 다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대상이자 글의 재료를 말합니다. 모든 글은 이 ‘중심 소재’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글을 무작정 읽어 나가는 것보다 중심 소재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으면 글 읽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렇다면 중심 소재는 어떻게 찾을까요? 우선 글에서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낱말이나 구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심 소재는 글쓴이가 글에서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는 재료이기 때문에 글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반복되는 것만 찾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죠. 그 다음으로는 반복되어 언급되는 대상에 대해서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대상에 대해서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우리가 찾은 중심 소재로부터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까지 연결됩니다. 이제 다음 글을 바탕으로 중심 소재를 찾는 연습을 한번 해볼까요? (계속)
(성화랑 창간호 108~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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